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기 열경련 (쌍둥이 코로나) 응급 처치 대처 방법 그날의 아픔과 고마움 - 이진엽

by 이진엽 2024. 4. 29.
728x90
300x250

 

2022. 04 03. () 18:40

심장이 무너져 내리던 날을 기억하며....

 

16개월을 갓 넘긴 쌍둥이 딸아이들과 평소와 다름없던 토요일을 보내고 밤 인사를 나눴다.

잘자 내 새끼들~”

 

다음날 아내가 날 흔들어 깨운다.

시아가 너무 뜨거워...”

 

아니나 다를까 이마에 갖다 댄 손바닥에 시아의 열기가 온전히 전해졌다. 체온계를 가져다 시아의 귀에 대고 체온을 쟀더니 39.3도가 나왔다.

 

똑딱앱을 열고 진료가능 병원과 진료시간을 확인하고 임시책으로 해열제를 먹였다.

하필 작년에 좋지 못한 기억이 있는 병원에 해당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네...’...’

좀 더 기다리더라도 다른 의사 선생님의 대기열로 예약을 했다.

 

한 시간 정도 흐르고 다시 체온을 재보니 38.2도 다시 한 시간 정도 흐르고는 37.9도 열이 잡혔나 싶었다. 오후 1시부터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있었고 2시간 남짓 남은 시간 시아는 졸려하는 표정을 짓고는 침대로 가서 졸고 있었다. 귀여운 녀석...

 

아내랑 점심을 먹고는 병원 갈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시아가 잠에서 깨며 칭얼거린다. 아내는 시아를 데리고 거실로 나왔다. 시아 얼굴이 새빨간 사과 빛을 띠었다. 순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시 체온을 쟀더니 39도를 넘고 있었다.

 

서둘러 어린이 병원으로 향했고 아내가 홀로 차에서 내려 진료 접수를 하고 대기시간은 병원 주변을 산책하며 시아 상태를 확인했다. 큰 무리 없이 잘 걷고 호기심을 발산하는 모양이 꼭 아프지 않은 평소의 모습이다.

 

드디어 진료 순번이 다가와 병원으로 향했고 아내는 가는 길에

집에서 자가키트 해봤는데 신속항원 검사는 굳이 필요 없겠지?”라고?”  물었다.

아니 혹시라도 코로나면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니 하는 것이 좋겠어.~”

아내는 접수처로 가서 코로나 검사를 추가해 줄 것을 요청하고 마저 진료 순번을 기다렸다.

 

이 날 병원은 접수 대기 순번만 의사당 30번이 넘어가는 초만원 상태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난 수아를 돌봐야 했기에 병원 내부와 외부를 산책하며 수아가 심심하지 않게 돌보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지 한 시간이 넘어가는데 아직 나오지 않는 아내와 시아의 상태가 궁금해 병원에 다시 올라갔다. 이제 막 진료실과 검사실에 다녀온 모양이었다.

 

드디어 띵동~”, “이.시.아 환자는 제2 진료실로 들어오세요~”라는 기계음의 호출을 받았다.

진료실에서 나온 아내는 코로나 확진이라네...”라며 놀란 기색이었고 나 또한 적잖은 출렁임이 있었다.

 

 

아내는 익숙하게 약국에서 처방된 약을 제조하여 차에 올랐고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걱정스러운 맘으로 시아를 쓱 쳐다봤다...

 

이제 16개월의 호흡을 맞춘 육린이 엄마 아빠는 그런대로 나름 눈빛만 봐도 아이들이 뭘 원하는지 우리 부부가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떠올릴 수 있다.

그래 간식 먹어야지~”

 

얼마 후 수아, 시아가 또다시 칭얼댄다.

그래 밥 먹어야지!”

 

아이들은 배가 부른 지 상당히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둘이서 애착 이불 하나를 서로 갖겠다고 낑낑거린다. 여느 저녁때와 다르지 않다.

 

난 서둘러 설거지를 하고 아내는 애들 상태를 확인했다.

우리 수아, 시아 끙아 했네~”

 

아내는 시아를 들쳐 안고 화장실로 향했고

 

설거지를 마친 난 수아를 안아 화장실로 향했다. 수아를 씻기는 동안 아내의 전화통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어린이집 선생님인 듯싶다..

 

아내는 아이가 코로나가 확진이니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을 선생님께 설명하였고 난 수아를 들고 나오는데 아내가 전화통화를 하며 시아 상태 좀 확인해 보라는 입모양을 하면서 시아를 내게 보여줬다.

 

나는 시아를 안고 조명이 밝은 거실로 향했다.

이게 뭐지?’

1. 팔다리가 움찔거린다.

2. 눈동자는 2시 방향으로 돌아가 초점이 없다.

3. 몸이 축 처져있다..

4. 순식간에 입술이 파래졌다.

5. 입에서 거품이 나온다.

 

순식간에 나타난 증상들로 찰나의 멍 때림이 시전 되었다..

 

 

나는 여보 119 전화해” 라고 소리쳤고 나의 말을 들은 아내는 당황해하며 ... 

 

난 순간 시아의 상태를 파악해내야만 했다.

입술이 파래진 것은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건가?’  ‘심장부터...’

내 귀를 시아의 심장에 갖다 대니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있다.

그럼 뭐지?’

호흡...?’ 시아의 코와 입 주변에 귀를 대봤다.

‘안느껴진다....’ 애를 똑바로 눕히고 기도확보를 위해 이마를 누르고 턱을 살짝 들었다.

혹시나 해서 입을 벌리고 혓바닥을 확인했다.

혀가 말려들어 갔다....’ 난 너무 놀라 검지손가락으로 목젖 있는 곳까지 집어넣고 말려있는 혀를 눌러 당겼다.

 

안색을 확인했다.

 

파래졌던 입술은 다시 혈색을 찾았고 초점도 내 얼굴을 따라온다...

 

때마침 119와도 연결이 되었다.

 

아이 상태가 어떤가요?”

 

몸이 축 처져있고...입술이 파래졌고.. 초점이 없어요...”

 

... 입에서 거품이 나와요..”

 

열이 있었나요?”

 

네 오늘 코로나 확진을 받고 39도가 넘었어요...”

 

열경련 증상 같은데... 아이를 반듯하게 눕히고 기도에 이물질이 끼어서 호흡에 방해될 수 있으니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세요!”

 

네 남편이 그렇게 했고 지금은... 조금 진정이 된듯해요...”

 

네 지금 바로 구급차를 보낼 테니까 아이를 잘 관찰해 주시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바로 연락 주세요..”

 

...”

 

 

얼마 흐르지 않은 시간 곧이어 119 구급대원이 아파트 단지에 출입을 알렸다..

 

나는 아이의 손발이 너무 차가워 팔과 허벅지 쪽을 계속 마사지하며 안도했다.

다행이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시아는 오른손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행동을 한다. 그런데 뭔가 부자연스럽다. 왼쪽 팔을 움직여보라고 나는 시아의 팔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 봤다. 팔에 힘이 안 들어간 채로 뚝 떨어진다.

 

그 사이 구급대원분들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집안에 확진자가 아이 말고 또 있나요?"

 

"아뇨... 아직은 없어요..."

 

"아이 경련시간은 얼마 정도예요?"

 

"3분 이상5분미만요"

 

"증상이 어땠나요?"

 

"우선 몸이 축 쳐졌고 입술이 파래졌고 손발이 움찔거리면서 차가워졌고 입에 거품도 물었어요..."

 

"초점은 있었나요?"

 

"아뇨 오른쪽 상단방향으로 눈동자가 올라가 있었어요"

 

"그럼 우리가 바라볼 때 10시 방향이고 아이가 보는 쪽에서 2시 방향이네요!?"

 

".."

 

"혈압 측정할게요..."

 

구급대원분이 혈압을 재고는 뭔가 좋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혼잣말 비슷하게 중얼대었다.

'좋지 않네...'

 

 

곧이어 구급대원분은 예수병원 응급센터에 전화를 했다.

"영유아 코로나 확진자고요 열경련 환잔데 자리 있나요?"

"아..네"

"예수병원은 없다네요.. 전북대학병원으로 해봐야겠어요"

"네 119 구급대원인데요 영유아 코로나 확진자고요 열경련 환잔데 자리 있나요?"

"네 그쪽으로 이송할게요."

"어머님 아버님 전북대학병원으로 이송할게요. 보호자 한분만 동행해 주세요..."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연거푸 되뇌며

"일단 수아를 내가 보고 있을게... 여보가 수고 좀 해줘"

 

".."

 

곧이어 구급차는 출발했고 나는 걱정스러운 맘으로 한 손에는 수아를 안고 한손에는 전화기를 붙잡고 아내의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의 검사진행 사진과 함께 MRI, 혈액검사, 뇌파촬영, 심장초음파 검사 등이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사진에는 기저귀만 착용한 아픈 표정의 시아... 정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시아도 시아지만 수아도 걱정이었다. 쌍둥이 특성상 서로 공갈꼭지도 장난스럽게 둘이 바꿔 물고 수저로 음식도 서로 먹여줬기 때문에 수아까지 아프게 되면 정말 정신이 나갈 것 같았기 때문에 그날 밤 난 한 시간에 한 번씩 자고 있는 수아의 체온을 측정하며 혹시라도 열이 오를까 봐 맘 졸이며 날을 지새웠다..

 

그렇게 힘들고 긴 하루가 지나갔다...

 

너무 경황없는 하루였지만 119 구급대원과 콜센터 직원으로부터 받은 친절과 신속한 대응은 깊게 각인되며 고마운 마음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왔다. '감사합니다.!×100'

 

 

 

 

728x90
반응형